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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필사

-품질팀 막내들에게

 

공장 녹색 복도를 따라 걷는다

터벅터벅 걸으면서 필기를 한다

 

공중 필사하는 모습을 보면

위태롭게 날아가는 나비처럼 보이지

 

너는 분명 나비가 꾸는 꿈일 거야

너는 아직도 인간을 옹호하는 한 마리의 나비

너의 날갯짓은 아직 써지지 않은 詩

그것은 내 마음에 어떤 태풍을 몰고 올까

 

오늘은 아마 나비의 꿈을 꾸게 될 거야

 

너의 뒷모습을 따라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이 흘러내린다

 

공중 필사하는 모습을 보면

리듬에 맞춰 춤추는 나비처럼 보이지

 

흥건하게 젖어버린 복도에는

오래전 앳된 얼굴들이 지나간다

 

남겨진 발자국을 따라

누가 또 걷는다

 

어딘가 있을 무언가를 찾아

내가 또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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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석 hoseak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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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석 ㅣ 공중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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