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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빛이

  아침 산책길에 쏟아지는 빛을 보며

  눈을 반쯤 가린 적 있다

 

​  나무 뒤로 숨어 빛을 바라본 적 있다

 

​  개는 저 멀리 볼일 보러 가기 바쁘고

  나는 쪼그려 앉아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아침 햇빛을

  핸드폰으로 사진 찍기 바쁘다

 

​  당신이 가진 그늘로

  세상이 온통 어두워 보였던 나는

​  시린 아침을

 

  눈이 부신 햇살을 좋아했다

 

​  9월 초입,

  산책길에서 만난 한층 깊어진 나무 그늘에 앉아

  사진에 찍힌 빛을 보며

  멀리 가 있는 개를 기다린다

 

​  헐레벌떡 꼬리 흔들며 다가오는 당신을 본다

 

  ​책임져야 될 게 많은 세상의 중심이

  당신이기를 생각해 본다

   문영숙  kukhwa10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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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 ㅣ 그네가 쟁여둔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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