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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심 ㅣ 하효, 살레
엄마의 화분
오빠를 분갈이하는 엄마 손금마다 찔레꽃 냄새가 번져오고
신은 비릿한 꿈 하나를 던져 버리고, 엄마는 덥석 주워 신파를 만들고
무례한 천둥은 공중을 가르고, 힘을 뺀 뾰족한 번개는 엄마를 찌르고 흐린 꿈은 얼룩이 되고
일식의 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달에 가려진 붉은 신화는 쏟아지고 물러진 하늘은 소리를 지르고
해를 걸러 꽃이 피었던 자리마다 실핏줄이 잘 자랄 거라고
기억을 붙잡고 있던 엄마는 고정된 허공에서 점점 멀어지고
손톱이 계속 자라는 것은 한때
인간은 신화를, 신은 신파를 만들고
슬픈 연대는 손쉽게 부서지고
그늘 바깥마다 풀이 돋아나고
고영숙 kys753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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