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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발견
퇴근길 차창으로 잠시 스쳤을 뿐인데
화단에 핀 데이지꽃 얼핏 본 것뿐인데
순하고 다정한 저녁
손짓 같기도 해서
대문 밖 백발의 노파 꽃처럼 나앉아
등 세운 길고양이 스치듯 본 것뿐인데
주름진 골목 속으로
빨려 들어간 날
손 내민 서쪽 하늘은 별을 세고 있었지
흔적도 남기지 않고 스러질까 두려워
고요가 짤랑이는 걸
걷는 내내 들었지
김진숙 jinsook67@hanmail.net
이호석 ㅣ 공중 필사
2025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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