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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전투
피처럼 붉은 산타가 온다
기나긴 칼날을 뿔로 단 루돌프
철의 전차를 타고
거대한 설운의 군세로 도시를 침공한다
하늘에서 급강하하는 하얀 군대
침울한 얼굴로 올려다보는 어른들
팔닥팔닥 뛰어다니는 아이들
하얗고 검은 새벽
산타가 아이들의 발치에
투하하는 꿈의 폭탄
아이들이 일어날 때
터져버리는 가공할 시한부 뇌관이 돈다
아이들을 지키려
뜬눈으로 지새우는 어른들의
충혈된 눈
슬금슬금 방문을 열면
쌔근쌔근한 아이들의 숨소리
처절한 침묵의 전투
햇살이 창문으로 공습하자
전투는 끝이 나고
산타의 군대가 남긴 잔해들이
집집마다 놓여있다
지켜낸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슴을 쓸어내리며
눈웃음 짓는 어른들
오광석 oks2237@hanmail.net
이호석 ㅣ 공중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