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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까마귀
꼭대기 끝을 갈고리발톱으로
붙잡고 내려앉는다
까마귀와 소나무가 출렁거린다
까만 먹물 막대사탕처럼
가지마다 앉은 까마귀들
주의보가 불러온 거센 하늬바람에
문 걸어 잠근 초록 섬을
끝이 갈라진 긴 날개를 펼치고
바다와 지붕 위 바람에 맞서다가
미끄러지다가
청보리밭에 앉았다 날아오르다
온종일 바람에 실려
섬을 배회하던 떼까마귀가
해 떨어지면 찾아드는
우도봉 소나무 숲에서
먼 곳 개 짖는 소리에
후드드득
그물처럼 펼쳐지다가
가지 끝에 내려앉았다
차르르륵
하늘로 파도치다가
가지 끝에서 비행깃 접고 솜깃을 부풀리는 시간
빨간 등대가 깜빡거리는 포구에는
풍랑에 발 묶인 도항선이 출렁거리고
떼까마귀 물고 온
어스름 보자기 두르고
섬은 서서히 어둠 속으로 잠긴다
김영경 nomadic69@daum.net
이호석 ㅣ 공중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