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내가 좋아하는 화가

​​​

​​

내가 좋아하는 화가는

오늘도 세상을 향해 망치질합니다

 

하얀 도화지 대신 광목천을 사고

물감 대신 페인트를 사고

미전에는 한 번도 내보지 못한

걸개그림만 그려서 광장에 내걸다가

그의 꿈인지 부모님의 꿈인지 모를

교사의 꿈은 이루지 못하고

건설 노동의 현장에서 세상을 조각하는

내가 좋아하는 미술학도였던 형

 

붓을 던지고 망치를 들고

도화지에 그리는 집 대신

하늘에 커다란 집을 그립니다

하늘이 어두워지면 페인트를 풀어

파랗게 칠하고 있는

내가 좋아하는 화가

​​

- 시집 <거울상 이성질체> 수록작

​양동림   saranamgi@hanmail.net ​​​​​​

 

 

​​

이호석 ㅣ 공중 필사

2025 겨울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