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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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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잘 맞았지

  나란히 앉아 황제*를 들을 때처럼

 

  포도주를 좋아하지 않아도 빠져드는

  시트러스 과일 향, 침이 도는

  첫 키스의 추억

 

  뱅쇼**는 노래 같기도 해

 

  잊지 못한다

  아주 먼 곳에서부터

  오랜 인연으로 이어진 만남이라는 걸

 

  곁에 없어도 발맞추어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어

  보이지 않아도

  고개 들어 바깥에서 안으로 같은 곳을 보고

  서로의 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것이 포개지며

  하나라고 믿는 거야

 

  스테인드글라스가 비친 유리잔에

  붉은 겨울이 내리고

  가슴이 눈처럼 따스해진다

 

  우리가 함께 했던 그 겨울,

 

  입술이

  뜨거워지고 있다

 

 

 

* 황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 뱅쇼: 레드와인, 오렌지, 레몬, 라임, 자몽, 사과 등 시트러스(감귤류 과일)과일에 계피 정향 팔각 등 향신료를 넣고 끓인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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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형   bomnal5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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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석 ㅣ 공중 필사

2025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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