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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의 무게
거미줄의 죄는 여기가 아닙니까
빈곤한 불빛은 축축한 바닥을 비춥니다
오래된 동전을 나무 아래에 묻고 물을 주는 소녀가 있어요
거미 한 마리, 돈나무에서 돈이 열릴 거야
겨울 장마를 알리는 첫 빗방울
거미는 천천히
눈썹의 떨림에서
타박상 입은 명치로
거친 장화까지
이어진 낯선 실을 견고히 합니다
마을 사람들의 더러운 탱고는 묶인 숨소리에도 휴지 조각되어 흩어져요
흩어진 조각 한 장씩 거미줄에 걸려 엮어집니다
돈나무 뿌리가 파헤쳐졌어요
잎사귀엔 황량한 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무너져 내리는 흙벽 속에서
잃어버린 안식이 돌아옵니다
겨울 장마, 소녀의 입가에 스며들고 거미줄의 무게는 여기까지
눈동자는 움직이지 않아요
이정은 lje7942@hanmail.net
이호석 ㅣ 공중 필사
2025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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